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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케어 앱 개발

[들어가며] 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 — 아내를 위해 앱을 만들었습니다

블루-노트 2026. 2. 22. 00:51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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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케어 플러스 개발기 에피소드 1편 썸네일. 
어두운 네이비 배경에 파란 빛의 글로우 효과. 
왼쪽에 '폐암 케어 플러스 개발기'라는 시리즈 레이블과 
'아내의 진단서를 들고 집에 돌아오던 날'이라는 메인 제목. 
부제로 '비개발자가 아내를 위해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 폐암 4기, EGFR 변이, 뼈 전이, 그리고 AI'. 
하단에 #폐암4기 #EGFR변이 #타그리소 #임상시험 태그. 
오른쪽에 파란색 폐 아이콘, 심장박동선 그래픽, CEA 100+·4기·EGFR L858R 수치 표시.
    폐암 케어 플러스 개발기 에피소드 1편 썸네일.

     

    먼저 드리는 말씀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코딩을 배운 적도 없고, HTML이 뭔지는 알지만 코딩을 해본적은 없습니니다.

     

    JavaScript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앱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문서 작업과 인터넷 검색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제가 2026년 1월부터 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는 그 이야기입니다.

    왜 만들게 됐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만들면서 무엇을 겪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계신 분들께,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2025년 여름, 아내가 아팠습니다

    7월이었습니다. 아내가 직장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매년 하던 그 검진이었고,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지에 낯선 문장이 있었습니다.

     

    "CEA 100 이상. 폐 결절 의심. 상급병원 진료 권고."

     

    CEA가 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찾아보니 종양표지자였습니다.

    정상 수치는 5 이하. 아내의 수치는 100을 훌쩍 넘었습니다.

     

    제주 한라병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8월부터 이런 저런 검사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CT, 조영 CT, 조직검사, 입원.

    9월 16일에는 초음파 유도하 미세침생검을 받아야 하는데 출혈과 기흉이 생길수도 있다길래 1박 2일로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9월 22일. 결과가 나왔습니다.

     

    폐암 선암종. 비소세포폐암. C34.11. 산정특례 등록.

     

    진단서에 찍힌 코드 하나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았습니다.


    9월 26일의 기억

    PET-CT와 뇌 MRI 결과가 한꺼번에 나오던 날이었습니다.

     

    교수님이 결과지를 펼치며 설명하셨습니다.

    저는 최대한 집중해서 들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단어들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뇌 전이. 좌측 전두엽. 다발성 뼈 전이. 양쪽 척추, 골반뼈, 오른쪽 대퇴골, 왼쪽 비구. 림프절 전이 의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린 단어.

    4기.

     

    병원을 나와 주차장까지 걷는 동안 아내와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눈물만 났습니다.

    차에 탄 후에도 한동안 침묵이었습니다.

     

    "자기야 4기는 5년이내 생존율이 5% 미만이래"

     

    담당 의사의 책상앞에 놓여있던 암환자 병기별 생존율을 보았나봅니다.

    그저 모른척 하였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절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찢어지고 먹먹한 가슴으로 쏟아지는 눈물을 애써 보이지 않으려 그저 앞만보고 왔습니다.


    서울로, 그리고 약값 앞에서

    아무래도 이곳 제주에서의 치료보다는 5대 병원에서의 치료가 임상기회나 치료 환경을 고려해서 좋을 듯 싶었습니다.

    물론 추후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나 물리적 거리등을 감안하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심사숙고해서 판단하였습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전원했습니다.

    아내의 유전자 검사 결과 **EGFR 변이(엑손 21, L858R)**가 확인됐고, 종양내과에서 치료 방향이 나왔습니다.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 요법.

     

    효과가 검증된 최신 조합이라고 했습니다.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약값을 알아보았습니다.

     

    연간 1억 원에 가까운 금액.

    비급여라 한번 치료에 7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컸습니다. 산정특례가 있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치료를 받고 싶어도 돈 때문에 못 받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임상 번호 D5160C00001, TROPION-Lung14.

     

    정식 명칭은 길었습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양성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1차 선택 치료로서, Datopotamab-deruxtecan(Dato-DXd)을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는 Osimertinib(오시머티닙)을 평가하기 위한 제3상, 공개라벨,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쉽게 말하면, 타그리소 단독과 타그리소 + Dato-DXd 병용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진행하는 대규모 연구였고, 세브란스가 참여 기관 중 하나였습니다.

     

    어느 군에 배정될지는 무작위였습니다.

    저희는 타그리소 단독 투여군으로 배정됐습니다.

     

    처음엔 병용군이 아닌 것이 아쉬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 폐암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검증된 표적항암제였습니다.

    부작용도 세포독성항암치료에 비해서는 많치 않다고 하였습니다.

     

    교수님은 타그리소만으로도 충분히 싸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10월 30일, 첫 항암이 시작됐습니다.


    보호자로서 할 수 있는 것

    항암이 시작된 후, 저는 무력감과 마주했습니다.

     

    치료는 의사 선생님이 합니다.

    약은 전문가가 처방합니다.

     

    임상의 방향도 의료진이 결정합니다.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건 옆에 있어 주는 것, 그리고 증상을 기억하고, 복약을 챙기고, 변화를 전달하는 것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기억하고 전달하는 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타그리소 부작용으로 전신 발진이 생겨 응급실을 다녀온 후, 진료실에서 교수님이 물으셨습니다.

     

    "발진이 언제부터였나요? 가장 심했을 때가 어느 날이었어요?"

    저는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12월, 1월에도 검사는 이어졌습니다.

    대퇴골 X-Ray, 흉부 CT, 뇌 MRI, 뇌 스캔. 매번 지난 결과와 비교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CEA 수치가 언제 얼마였는지, 체중이 얼마나 변했는지, 어떤 부작용이 어느 날 나타났는지.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진료 시간은 짧고, 물어볼 것은 많고, 기억은 자꾸 흐릿해졌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직접 만들면 어떨까.

     

    증상을 날짜별로 기록하고, 복약을 빠뜨리지 않게 알려주고, 판독지를 올리면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앱.

     

    교수님께 "지난 한 달 이런 변화가 있었습니다"라고 데이터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

    멀리 있는 가족들에게 지금 상태를 바로 전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처음엔 엑셀 양식을 만들어서 바인딩 한 후에 매일 기록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매일 바인딩 된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기록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였습니다.

     

    그냥 갖고 다니는 휴대폰에 앱으로 기록하면 좋치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무리 AI 툴들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개발자가 실제 어플이나 앱을 개발할 수 있을거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브코딩이라며 자연어로 어플을 개발할 수 있다는 뉴스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느낌대로, 말하는대로 만들어 준다는데 하지 않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구글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와 Gemini.

    말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만들어준다고 했습니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암 환우들의 길고 긴 싸움의 시간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이 시리즈가 담는 것들

    이 블로그는 써봐야 알겠지만 폐암 환우를 위한 앱 개발과정에 더하여 아내의 치료과정에 대하여도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도 앱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 글들을 쓰면서 완성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다른 폐암 환우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1편: 아내의 진단서를 들고 집에 돌아오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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